워셔액 직접 넣어봤는데, 색깔보다 중요한 게 따로 있었다

워셔액 보충, 직접 해보니 어렵지 않았다

주유소나 정비소에 갈 때마다 워셔액을 부탁하는 게 번거로워서 직접 넣어보기로 했다. 보닛을 열고 워셔액 물통 뚜껑에 그려진 와이퍼 표시만 찾으면 되는 일이라,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다. 뚜껑을 열어 물통 안쪽을 들여다보고 남은 양을 대충 가늠한 다음, 준비한 워셔액을 깔때기 없이 그냥 부었다. 흘러넘치지 않게 천천히 붓고 뚜껑을 잠그면 끝이다. 이 정도 작업이라 몇 번 해보니 굳이 정비소에 맡길 이유가 없어졌다.

그런데 막상 워셔액을 사러 마트나 자동차용품점에 가보면 색깔도 파란색, 노란색, 보라색까지 제각각이고, 병 뒷면에는 메탄올이니 에탄올이니 하는 성분 표시가 붙어 있었다. 넣는 건 쉬운데 정작 뭘 사야 하는지는 몰랐던 셈이다. 그래서 이번엔 넣는 법 대신 고르는 기준을 찾아봤다.

그런데 색깔은 왜 다 다를까

색깔부터 확인해봤는데, 성분이나 안전 기준과 색깔을 연결하는 공식 규정은 찾지 못했다. 제조사마다 식별이나 마케팅 목적으로 색소를 다르게 쓰는 것으로 보이고, 파란색이라고 겨울용이거나 노란색이라고 저메탄올이라는 식의 기준은 없었다. 색깔로 제품을 구분하려던 건 처음부터 잘못된 접근이었던 것 같다.

진짜 차이는 메탄올과 에탄올에 있었다

워셔액의 실제 차이는 색깔이 아니라 겨울철 어는점을 낮추는 데 쓰는 알코올 성분에 있었다. 국내에서 유통되는 워셔액 상당수는 영하 25도까지도 얼지 않게 하는 메탄올을 섞어서 만든다. 문제는 메탄올을 들이마시거나 증기에 노출되면 인체에 유해할 수 있다는 점이다. 반면 에탄올을 쓴 워셔액은 인체에 해가 없는 대신 원가가 더 비싸다.

이 때문에 환경부는 2018년부터 메탄올을 0.6% 이상 포함한 워셔액의 판매를 금지했고, 자동차용 워셔액을 위해우려제품(현재는 안전확인대상 생활화학제품)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제품 라벨에는 이 기준을 통과했다는 자가검사번호(현재 명칭은 신고번호)가 표시된다.

메탄올과 에탄올, 비교해보면 이렇다

찾아본 내용을 표로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구분메탄올 워셔액에탄올 워셔액
가격(1L 기준 원가)약 500원대약 1,200원대
동결 방지 효과영하 25도까지 우수메탄올 대비 상대적으로 약함
인체 유해성흡입·증기 노출 시 유해 가능인체에 해가 없음
규제 기준함량 0.6% 미만만 판매 허용별도 함량 규제 없음

원액형과 희석형도 헷갈렸다

성분 표시 말고도 병에 “원액” 또는 “희석” 문구가 붙어 있어서 처음엔 이것도 헷갈렸다. 원액형은 물과 일정 비율로 섞어서 넣어야 하는 제품이고, 희석형(또는 완제품형)은 물통에 바로 부으면 되는 제품이다. 원액형을 그대로 넣으면 필요 이상으로 진하게 들어가 낭비가 되고, 반대로 물을 안 섞고 그냥 쓰라고 되어 있는 제품에 물을 타면 겨울철 동결 방지 농도가 옅어질 수 있다. 라벨에서 희석 비율이 적혀 있는지부터 확인하고, 적혀 있다면 그 비율대로 섞어서 넣는 게 맞다.

그럼 뭘 기준으로 골라야 할까

한국소비자원이 시중 워셔액 20개 제품을 조사한 결과, 조사 대상 전 제품이 메탄올 함량 기준(0.6% 이하)은 충족하고 있었다. 다만 20개 중 5개 제품은 품명·모델명·제조연월 같은 일반 표시사항 일부를 빠뜨렸고, 1개 제품은 신고번호 자체를 표시하지 않았다. 기준을 지킨 제품이라도 라벨 표기가 부실한 경우가 실제로 있었다는 뜻이다.

그래서 이제는 워셔액을 살 때 색깔이 아니라 라벨의 신고번호가 있는지, 에탄올이나 메탄올 함량이 표시돼 있는지부터 확인하게 됐다. 표시가 아예 없는 제품은 피하는 게 낫다는 게 이번에 찾아본 결론이다.

보충 자체는 여전히 직접 해도 되는 쉬운 작업이다. 다만 통 안에 뭘 채우는지는 색깔이 아니라 라벨을 보고 정해야 한다는 걸, 이번에 알아보면서 알게 됐다.

출처: 이데일리 오토인, 그린포스트코리아, 모터그래프(자동차용 워셔액 메탄올·에탄올 관련 보도), 환경부 워셔액 위해우려제품 지정 관련 공지, 한국소비자원 워셔액 실태조사 결과